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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2008
IIT 목요모임
약 2:13~23
여러분, 혹시 김진실이라는 사람을 알고 계십니까? 아니면 최지환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이게 조금 의아하다면, Rh – 혈액을 필요로 하는 김진실, 단국공고 1학년 최지환 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3년 전에 백혈병을 앓고 있는 김진실에게 수혈이 가능한 사람은 연락을 달라고 하는 싸이월드에서 돌았었습니다. 또 단국공고 최지환이라는 학생이 에쿠스 승용차에 치어서 목격자를 찾는다는 쪽지 역시 돌았었죠. 재미있는 사실은 이 쪽지가 한창 돌던 2006년경에 이미 김진실 양은 사망한 이후였고, 최지환씨의 친구인 남동우씨는 벌써 대학교 1학년이 되었을 것입니다. 2005년도에 고등학교 1학년 이었으니, 지금은 새내기 대학생이거나, 사회 초년생이겠군요.
그러나 그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여전히 살아있고, 여전히 고등학교 1학년 생입니다. 요즘도 심심찮게 쪽지가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곳이 인터넷 나라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혹자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아직도 정이 남아있어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시간을 들여서 쪽지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 라고, 가슴 훈훈해 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쪽지가 아직도 성행하게 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에게 타인이고, 익명성을 띈 개인의 입장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쪽지를 보내는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쪽지를 보내는 사람은 쪽지의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쪽지를 보냄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라고 생각하는 가벼운 영웅심을 가지게 되겠죠. 만약 정말로 그 쪽지를 보낸 대상자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그 연락처로 연락을 해 보았을 것이고, 이미 사건이 끝났다라고 하면, 그 쪽지를 보낸 사람에게 “이 사건은 이미 종결되었으니, 이제 그만 보냅시다.” 라는 새로운 쪽지가 충분히 돌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쪽지를 보게 된 것은 사건이 끝난 한참 후의 이야기이고, 그 쪽지를 그만 돌리라고 하는 내용을 처음 올린 것은 그 쪽지의 대상자인 가족이었습니다. 이미 딸은 죽었으니 더 이상 마음 아프게 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었죠.
누가 가장 선한 이웃입니까? 그것은 길에 쓰러져있는 행인을 도운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본문은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긍휼한 마음이 있는 것입니까? 김진실과 최지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었겠습니까? 그들의 이름이 유명해 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관심 외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내 손에 들어온 쪽지를 그저 Copy and Paste 해서 보내버리면, 내 기억 속에서도 완전히 지워져 버리는 cut and paste 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이렇습니다. 좋은 말을 듣기는 들어도 그것은 문을 나서는 순간 cut and paste로 내 마음 속 깊숙이 쓰지 않는 창고에 넣어 집니다. 선행을 하고, 순원을 만나려는 생각도 들었던 순간 Cut and paste. 누군가의 필요를 들어도 cut and paste, 길거리의 Homeless를 만나도 cut and paste 입니다.
내 마음속에 어떤 자비한 마음이 생겼고, 그들을 섬겨야지 라는 마음이 들었어도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이내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 사라진 자비와 긍휼로 시험을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허망한 믿음입니다. 나는 왜 세상을 이기지 못할까, 왜 나는 정욕을 이기지 못할까? 그런 의문이 있다면, 지금 마음 속 깊숙이 cut and paste 로 버렸던 것들을 Recovery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믿는 믿음만 있으면 된다면, 그 믿음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무엇을 믿으며, 무엇이 그 원인이 됩니까? 성경을 믿는 것이라면, 그 말을 듣고 실제로 행동하는 것 까지가 믿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이 나서 타고 있는 빌딩 위에 있는 아이에게 소방수가 “날 믿어! 널 반드시 받아줄 거야” 라고 말할 때, 아이가 “아저씨를 믿어요, 근데 여긴 너무 높아요”라고 대답했다면, 아이는 소방수를 믿고 있는 것인가요?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 산다고 하면서, 그 믿음을 말할 수 없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 산다고 하면서 그 믿는 성경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라고 대답한다면, 그는 무엇을 믿는 것입니까? “하나님은 믿는데, 그 하나님께는 관심이 없다.” 라는 말과 “가슴은 만졌는데 성추행은 아니다” 라는 최연희의 말과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예수를 믿고 크리스쳔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그가 한 말과, 그가 원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를 나의 삶의 윤택함에 이용하는 것이 크리스쳔입니까? 그가 과연 하나님의 친구라고 인정될 수 있을까요? 그는 예수의 말씀을 듣기는 듣되 새가 쪼아먹어버린 길가 밭을 마음에 가진 사람이며, 그 마음의 관심영역에서 말씀을 듣는 즉시 Cut and Paste 해버린 사람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를 “허탄한 사람” 이라고 부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그를 의롭다 여기시고, 그를 하나님의 벗, 친구라고 하였다”는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 질 수 있었습니까? 이삭을 바칠 수 있는 행동이 그를 하나님의 친구가 되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이삭을 바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이었습니까? 히브리서 기자는 “하나님이 능히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 실 줄을 믿음” 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믿음은 어디에서 나왔습니까? 그것은 그 당시에 바로 생겨난 어떤 믿음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되어온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았고, 그 작은 것 까지도 기억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그의 시험에서 그를 승리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믿음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고, 그 믿음은 그가 그 믿음의 대상인 하나님께 깊은 관심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관심은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하는 행동력을 주었습니다. 그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것이 그의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자, 성경 전체에서 믿음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되었던 것입니다. 2006년도에 김진실양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쪽지 돌리기가 아니라 쪽지 돌리는 것을 막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얼핏 보면 이상하지만, 그 내막을 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진정한 관심에서 나옵니다. 하나님께 관심이 없고, 그 말씀보다 다른 것이 먼저가 되는 순간 그것은 믿음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가 종교가 되어 내 삶의 일부분이 될 때, 하나님보다 어떤 친분관계가 중요하게 될 때, 관념적인 논쟁에 빠져서 중요한 본질을 잃어버릴 때,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의 기쁨을 위해 살아갈 때, 여러분의 믿음은 허탄해 집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헛것이 되어버립니다. 관심이 없으면 관점을 잃어버립니다. 관점을 잃는 것은 목적이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목적이 없는 신앙생활을 여러분에게 시간 낭비에 불과합니다. 부디 억지로나 인색함이 아닌 순전한 관심의 눈을 하나님께로 돌리시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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