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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묵상

새 술은 새 부대에?

Reg Teddy 2005. 7. 25. 09:06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씀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느니라" 라는 말씀이다. 그러나 그 말씀을 예수님이 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하기를 "예수님은 낡은 것을 무너뜨리려 왔기 때문에, 율법이라는 낡은 체계로 예수님을 담을 수 없고, 그래서 예수님은 새 술이 되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는 새 부대가 되는 것이지..."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새 부대가 되게 하여 주사..." 라는 찬양으로 이런 마음을 고백하고는 한다.

 

   그러나 새 부대에 대한 이야기 바로 전에는 헌 옷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헌 옷에다 새 천을 덧대면 새 천의 당기는 힘 때문에 옷이 더 빨리 망가진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새 술은 새 부대에 채워야 한다는 논리라면, 새 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새 천을 댈 수 없는 헌 옷은 버려야 마땅하다. 하지만, 예수님의 어조는 새 천에 강세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헌 옷을 고치는 일에 강세를 주고 있다. 즉 "헌 옷을 고쳐야 하는데, 새 천을 덧대서 고칠 것이냐?"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언듯 보면 비슷한 이야기 이지만, 정 반대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이야기의 중심은 무엇인가? 예수님이 이 예화를 사용하신 이유는, 바리새인들의 비난에 대한 대답이었다. 바리새인들은 세례요한과 그 제자들이 금식하며 정결한 생활을 하는 것과, 예수님과 제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비교하며, 왜 세례요한 처럼 하지 않는가? 라고 예수님께 물어본다. 그때 예수님의 대답은, 자신과 함께 있을 때는 금식할 필요가 없지만, 후에 자신이 떠나게 된다면 그들이 금식 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들은 예화가 이것이다.

 

   즉 예수님은 상황에 따라서 절대적으로 이렇다 라고 할 것은 없다라는 것을 보여 주신 것이다. 새 것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고, 헌 것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이아니다. 새 술이라는 상황은 새 부대가 필요 할 수 밖에 없고, 헌 옷을 고친다 라는 상황은 당연히 새 천으로 고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흔히 하나님의 절대적인 부분들을 강조한 나머지, 자신의 방법이나, 근거가 하나님의 절대에 기준한 절대적인 가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의 가치관과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 그런 신앙은 무언가 왜곡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상인 것이다. 그러나, 전통과 새로운것, 보수와 진보 양쪽 어디에도 절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중도를 지킨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덥지도 차지도 않은 라오디게이아 교회같은 미온적인 모습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으나, 중도라는 것은 우유부단하고 색깔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상황에 맞는 다양한 색깔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가끔은 나 스스로를 헌 부대, 혹은 새 천으로 생각하여 내가 담아야할 이웃, 또 내가 이어야할 나의 터전을 내가 해친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있기 때문에 우리 교회가 되지 않는다." "나 때문에 일을 망쳤다."  "다들 잘 하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 걸음이다" 등의 생각으로 내가 조직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때도 있다.

 

   그러나 기억할 사실은 모든 상대적인 상황 속에서도 단 하나의 절대가 있다면, 그것은 주인의 편의 라는 것이다. 술 부대가 찢어지고, 옷이 금방 찢어지는 것은 주인이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 술을 헌 부대에 넣지 않고, 새 천으로 옷은 덧대지 않는 것이다.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가 하나님이 보내신 것으로 더욱 깊이 생각하고, 나의 상황에 맞는 일을 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 보아야 할 때이다.   


(200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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