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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일상

고사성어 반

Reg Teddy 2006. 2. 2. 06:24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얼마만에 쓰는건지... 예전부터 소설을 쓰다보면, 끝까지 쓰지 못하고 소재고갈로 중단하곤 했었는데, 이번 소설은 장편 연재가 아니라 단편 옴니버스식이어서 조금 수월할 듯 하다.(소재가 떨어져서 쓰지 않아도 이야기가 미결인 것은 아니니까)

 

   소설의 주제는 고사성어의 재구성이다. 이런 이야기를 고르게 된 것은 사실 조금은 충동적인데, 어제 대화중에 관포지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에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 하면서, 결국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다. 고사성어를 매우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런 나도 처음부터 고사성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에 올라가고, 어느 학급이나 마찬가지로, CA반을 선정하게 되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장기반, 축구반, 농구반등의 활동적인 반을 선택하기 마련이고 당연히 지원자가 적은 사람은 밀리게 되어있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결국 지원자가 많이 밀린 반에 지원한 나는 가위바위보로 반을 결정하게 되었고, 3번이나 밀린 끝에 결국 고사성어 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고사성어 반의 선생님은 성함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안귀현' 선생님이셨을 것이다. 고사성어반에 처음 가게 된 날 나는 내 짝궁이었던 최원창이와 함께 비운의 4번 가위바위보 낙선으로 최후에 남은 고사성어반에 가게된 터라 그다지 즐거운 기분으로 시작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의외로 고사성어는 재미있었다. 역사를 좋아하고, 옛날 이야기를 좋아했으며, 당시 삼국지 한문판을 즐겼기에, 한문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매번 보는 시험은 지겨운 한문이었지만,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은 꽤나 신선한 체험이었던 것 같다.

 

   어느새 수요일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다른 수업은 그다지 재미 없었지만, 중국의 고사를 듣는 그 시간만큼은 재미있었다. 1년 후 고사성어반은 지원자도 없고, 담당 선생님 역시 임신을 하신 관계로, 곧 없어지고 말았지만. 그때 배웠던 중국의 이야기 춘추 전국의 이야기는, 아직 내 가슴속에 남아있고 종종 그 이야기를 인용하기도 하며, 지금처럼 그때의 숨결을 조금이나마 글로 옮기기도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도, 내가 하는 말들도 네글자의 단어로 압축 되어질 수 있을까? 그 압축된 네 글자의 말로, 나의 철학과 이세상의 행동원리를 알 수 있을 까? 나의 이야기가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되면, 네 글자로 그 일을 정리 할 수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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