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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 뿌리는 비유는 우리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비유이다. 복음이 모든 사람에게는 전해져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 밭에 따라서, 때로는 열매 맺기도,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목사님들의 말씀을 통해서 익히 들어왔던 바이다. 요즘 언어에 대해서 많은 묵상을 하고 있는데, 문득 이 비유를 다른 방향으로도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는 피드백 작용이다. 한쪽만 계속적으로 이야기 하는 일방향의 이야기를 대화라고 하지는 않는다. 주로 그런 것은, 설교, 훈계, 잔소리, 뜬소리 등의 이름을 갖기 마련이다. 씨뿌리는 비유에서 씨를 말에 비유한다면 어떨까?  A라는 사람이 한 말을 씨라고 생각하고, B라는 사람이 반응하는 방법을 땅이라고 생각해 볼 때, 재미있는 대화의 기술을 발견하게 된다.

 

   길가에 뿌려진 씨는 한 사람이 한 말을 전혀 듣지 않는 사람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듣기는 듣지만, 한귀로 흘려버리는 그런 대화는 금새 끝나게 되고, 어떤 작은 계기만으로도 금새 대화의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런 대화라고 할 수 있겠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말에 너무 쉽게 쉽게 반응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 말을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농담식의 말장난을 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상대방과 어느정도 화제를 공유하게는 되지만(뿌리가 돋아남). 농담이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더 이상 진행되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이내 대화의 맥이 끊기게 된다.

 

   가시떨기에 뿌리운 씨는 상대방의 말에 너무 거칠게 대응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이 한 말에 대해서 과민하게 반응을 하거나, 적대적인 태도로 대응을 한다면, 그로 인해 서로에게 어느 선의 관계를 형성할 수는 있지만, 결국 그 관계의 한계는 서로 다투고 싸우는 일에만 전념하게 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밭에 뿌리운 씨는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누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에 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그 말을 감싸주며 서로에게 유익한 방향을 모색 할 때에 상대방의 말이 나에게 영향을 끼쳐 서로에게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좋은 밭이라는 조건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면, 적당한 온도와 좋은 토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적당한 온도는 적당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따뜻한 땅의 온도는 씨앗을 감싸고, 또한 씨앗을 썪게 만들어 결국에는 씨앗에서 싹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여 상대방의 마음을 감싸주면서, 결국 상대방을 발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좋은 토질이라는 것은 씨앗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부드러움을 의미한다. 상대방의 말을 잘 갈무리하고, 그것을 자신의 발전을 위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좋은 토질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 이외에도 사람과의 대화를 통하여서도 말씀하시고는 한다. 즉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기본적인 태도 역시 좋은 땅에 떨어지는 씨앗과 같은 대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필요없는 말을 최대한 절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씨앗을 한 웅큼을 한 곳에 묻어두기 보다는, 넓게 고루고루 뿌리는 것이 더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집중된 말보다는 적절한 말이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습관을 비추어 본다면, 아직 이러한 훈련이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좀 더 적절하고, 명확한 말을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겠다.

(200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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