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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묵상

리더쉽의 홍수

Reg Teddy 2005. 12. 1. 03:39
지금의 세대는 리더쉽의 홍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 많은 리더쉽에 대한 책자들이 기독교 뿐만 아니라, 현 사회에 만연해 있고, 유명한 CEO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그들의 리더쉽 방법론이 범람하고 있으며, 진정한 리더에 대한 세미나가 연일 열리고 있다. 이 세대는 이미 수 많은 리더들을 발굴 해 내었으며, 그 리더들이 이끄는 세상은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진보되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더는 하나의 모임, 혹은 단체를 유형 무형으로 이끌어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들은 그 모임의 방향성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그것을 운영하며 그 모임의 목적에 맞는 목표들을 이루어 나간다. 현대는 다양한 리더의 모델을 원하고 있으며, 보다 전문적인 리더의 모습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세계의 경우 기존의 투자자가 기업의 리더인 형태에서 전문 경영인(CEO)를 세우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또한 한국 교회사역 역시 기존의 순복음 교회의 은혜와 역사 중심의 모델에서, 온누리 교회나 윌로우 크릭으로 대표되어지는 교회경영 중심의 모델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발 맞추어 현대는 다양한 모습의 리더를 원하고 있고 그에 발 맞추어 다양한 방법을 가진 리더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유행했던 이야기 중에 리더와 보스라는 이야기가 있다. 같은 일을 처리하는 방법에서 진정한 리더와 보스에 불과한 사람과의 차이점을 제시하는 이 글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리더는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지만 보스는 자기의 만족을 위해서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어쩌면 리더쉽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문제인지도 모른다. 조직을 위해서 움직인다는 것은 조직의 목적을 분명히 알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단기적인 목표들을 성취해가며 궁극적으로 그 조직에 이득이 되는 상황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 가지 유형의 잘못된 리더들

 

사사기 12:8~15을 보면 큰 용사 입다 이후에 이스라엘을 다스렸던 세 명의 지도자가 나온다. 입다로 시작해서 압돈에 이르기까지 31년의 세월동안 이스라엘은 4명의 리더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을 사사로서 사람들이 인정했던 것으로 볼 때 성경의 지면은 크게 할애 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다른 사사들과 같은 사사의 반차로서 당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 성경은 그들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였다 라고 이야기 하거나, 그 땅이 태평하였다.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입산은 60명의 자녀를 타국으로 시집장가를 보냈고, 엘론은 고향에서 태어나 10년을 다스리고 고향에서 평생을 지내다 고향 땅에 묻혔으며, 압돈은 70명의 자손들에게 각각 어린나귀 한 필씩을 타게 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입다 이후 25년을 다스린 세 명의 지도자 이지만, 그들의 행동은 올바른 리더쉽으로 그 일을 감당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략적 임기응변의 입산

 

입산의 경우 그의 행동은 다분히 정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자녀를 모두 타국으로 보낸다는 사실은 이방인들과 자식을 주고 받음으로 교류하고 화평을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리더가 흔히 범할 수 있는 오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상황에 맞춘 임기응변은 많은 리더들에게 요구되어지는 상황이고 이에 따른 올바른 판단이 그 모임을 살리기 때문이다. 입산의 행동은 그런 면에서 볼 때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의 묘라고 판단되어 질 수 있다. 실제로 그가 자신의 자식을 보낸 그 타국에서의 침략은 그의 자녀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일어 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기응변으로 얻어진 평화는 한순간 뿐이다. 성경은 그가 정략결혼으로 이룩한 그것을 이스라엘의 평안이나 구원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가 시집 장가를 보낸 타국이 어느 나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후의 세대에서 분명히 이스라엘을 향한 전쟁은 항상 존재 했기 때문이다. 마치 리더의 당대에 이루어 놓은 놀라운 업적들이 그 리더가 떠난 이후에 물거품 처럼 사라지는 것처럼, 임기응변의 평화는 쉽게 사그라 든다. 놀라운 통찰력으로 대우 그룹을 이끌며 세계 경영을 주창했던 대우의 김우중 회장의 몰락은 리더자 한 사람의 임기응변식의 변통의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안정제일 주의자 엘론

 

엘론의 경우는 입산과는 조금 다르다. 그는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는 리더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그의 땅에서 태어났고, 그의 땅에서 다스렸으며, 그의 땅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사역하고 그 땅에 묻혔다. 즉 그는 사사로서 진취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그의 땅을 지키고 보전하는 일에 힘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정이라는 것은 리더에게 있어서 중요한 덕목일 수 있다. 삼국시대를 이끌었던 손권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일국을 이끈 수장으로 평가되어지는 것은 그에게 수성의 묘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고건이 높이 평가를 받는 이유 역시 그에게 지키는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키는 것만으로는 그 어떤 사역도 일으킬 수 없다. 지키는 것으로 안정과 평안이 찾아왔다면, 성경에 분명 엘론이 다스리던 때에 이스라엘이 태평하였고, 라는 구절이 삽입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엘론에게는 이스라엘을 태평케 한 리더라는 이름이 붙지 못했다. 그가 지키는 데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리더는 안정 이상으로 변혁을 추구해야 한다.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썩기 시작한다고 한다. 맑은 물 역시 흐르지 않으면 이끼가 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곳에 안주하기 시작하면 리더는 추월 당한다. 변하지 않는 리더라고 생각했던 OB맥주가 HITE에게 추격 당한 이유 역시, 자신의 상황을 자만하고 지키는 데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부의 세습을 준비한 압돈

 

압돈의 경우는 입다 전에 있었던 사사인 야일의 경우와 비슷하다. 그들은 그들의 능력으로 축재를 하고, 후손에게 까지 그 부를 물려주려고 한 것이었다. 아들과 손자 각 사람에게 각 사람 분량의 나귀를 타게 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의 위치에 서게 되기를 원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정점에 다다를수록 그들에게 주어지는 특권과 재물이 더욱 많기 때문일 것이다. 평사원보다 연봉이 높은 대리, 과장 같은 간부가 되길 원하고, 간부보다 연봉이 높은 이사가 되길 원하는 것은 회사원의 꿈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기업을 일으킨 창업 주는 그의 자녀에게 그 기업을 물려주길 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당연한 정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부를 이어받은 사람들의 행적은 무엇인가. 그들에게 남은 것은 그들이 누린 권력을 어느 정도 사용하는 것에 불과 했고, 결국 그의 아버지가 죽은 이후에 그들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아버지의 권력이나 부를 이어받은 리더는 오히려 모임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홉니와 비느하스는 아버지 엘리의 권력을 이어받았지만, 부정한 행동을 함으로서 오히려 죽게 되어지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자녀에게 물려진 부나 명예가 그 자녀의 기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삼성그룹 이건희 씨의 딸 이윤형씨의 자살 사건 역시 부의 세습이 사람을 완전히 행복하게 할 수 없는 것임을 보여준다.

 

 

리더쉽의 홍수 속의 진정한 리더쉽

 

리더쉽은 그 리더가 모임의 목적을 올바로 인도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을 때 따라오는 것이다. 리더쉽은 단순히 많은 추종자가 있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만 있지 않다. 모임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 목표를 계속적으로 이루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목적을 위해서 계속적으로 이루어 나가기 보다는 그때그때 처리하는 입산과 같은 리더가 온전한 리더일 수 없다. 마찬가지로 목적보다는 현실에 치중하여 안정을 취하려는 엘론 같은 리더 역시 좋은 리더일 수 없다. 또 목적을 자신의 영달을 늘리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계속 이어가려는 리더역시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리더라고 한다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당장의 이득보다는 높은 이상을 바라 볼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영달보다는 모임의 목적의 성취를 위해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의 리더쉽 담론들은 대부분 이런 리더의 조건을 이야기 하기보다는, 보다 효율적으로 모임을 관리하고, 모임을 더욱 더 크게 성장시키며, 성장을 통해 그 목적을 성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은 부족함을 느낌과 동시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다양한 리더쉽의 방법론들이 난무하는 리더쉽의 홍수 같은 이 시대 속에서, 진정한 리더쉽을 갖춘 리더라고 한다면, 효율적인 방법론 이상으로, 그 모임(조직)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모임의 목적을 장기적으로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0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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