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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묵상

목캔디 한 상자

Reg Teddy 2004. 7. 7. 08:29
군대가기전 두명의 간사님께서 춘천으로 발령 나셨었다. 한 분 간사님은 강원도 출신이라 그래도 괜찮았지만, 먼 곳에서 이름만 비슷한 곳인 순천에서 오신 간사님이 계셨었다. 어색하고 힘드셨을 그 분께 목캔디 한상자를 첫 채플 기념으로 드렸었다. 목캔디 드시고, 춘천에서 시원한 사역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삿말과 함께....

시간은 흘러 나는 군대를 갔고, 그 간사님은 몇년뒤 간사님의 고향 지구로 돌아가서 찬양팀을 하게 되셨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번 수련회 때 만나뵙게 되었다. 서로 많이 다른 모습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간사님은 목캔디 한상자를 기억하고 계셨다. 그때 말씀하신 춘천에서 처음 받은 사랑이라 기억에 남는다던 간사님의 한마디가 아직도 내 가슴속에 남아있다.


작은 표현이 오래도록 사람의 마음에 남아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당시에 그렇게 큰 표현도 아니었고, 아주 작은 표현이었고, 그것은 어쩌면 한번 먹어 없어질 사탕에 불과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간사님의 마음엔 깊은 사랑으로 남았던 것이다.

문득, 하나님께 드려질 작은 고백이 얼마나 귀한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난 처음에 하나님께 어떤 고백을 했지? 어떤 감사를 했지? 진심으로 기도한 것이 언제지? 내가 처음 예수님을 만난 날 이후로, 예수님은 그 시간을 생각하시며 항상 나를 떠올리시고,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신다. 내가 간사님께 드린 목캔디 이상으로 나의 첫 고백을, 사랑한다고 느끼던 첫 감정을 소중히 생각하시지 않을까.

늘 하나님을 미워하고, 떠나려고만 했던 인간이, 어느순간 자신을 고백하고, 죄에서 돌이켰던 그 첫 순간. 그 순간 때문에 하나님은 나를 무한히도 기뻐하시고 기뻐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행여 내가 하나님을 떠나 죄를 지었다 할지라도, 내가 그 첫순간을 떠올리며 주님께 나아갈때. 그 첫순간을 기억하며 기뻐하시는 주님.... 그리고, 그것을 떠올려 주며 다시 돌아올 표현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시는 주님이 때로는 바보스럽기도 하지만.... 내 마음속에 사랑으로, 남아있는 작은 표현이, 그리고 그분 마음속에 사랑으로 남아있는 작은 표현이 우리를 이어주는 자그마한 목캔디 한상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04.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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