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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묵상

신호등

Reg Teddy 2003. 7. 16. 02:10

   운전 면허를 따기 위한 교통 안전 교육을 들었다. 3시간... 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듣고보니 오히려 짧다고 느껴졌다. 운전자로서 안전과 교통법규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을 생각한다면, 기존의 방침 처럼 30시간이 적당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빨리 빨리 사고 방식으로는 이런 교육이 무의미 하게 느껴 질지도....

   암튼 교육중에 선생님께서 말씀 중에 교차로와 횡단보도에서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실태를 말씀하시며, 우리나라는 교통 미개국(후진국도 아닌 미개국)일 수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도 그럴것이 적색 신호 후 정차했다가 보행자 신호에 녹색등이 점멸되면, 그것이 깜박이는 숫자를 세서 녹색 점멸이 끝날즈음 해서 보행자랑, 교통경찰의 눈치를 살피고 슬금슬금 나오고 한대가 슬금슬금 나오면 다른 차선의 차들도 덩달아 같이 나오는 사이, 초보자가 머뭇거리며 신호를 지킬라고 하면 냅다 클랙션을 울리는 것이 우리의 운전자라고 한다. 좌회전차선에서 급 직진을 해 버리고, 직진차선에서 급 좌회전을 하는 것도 예삿일이라, 사고가 안날래야 안날 수가 없다고 말씀 하셨다. 

   이러한 신호들을 지키면, 그것도 여자분들이 지키면 "저 여자는 집에서 밥이나 하지 왜 차를 끌고 나왔냐?"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그래서 어떤 여자들은 뒤에다가 "저 밥 다하고 나왔어요" 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그런 신호를 지키는 차량에 대고 클랙션을 울리는 행위는 마치 "당신은 왜 법을 지키고 있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행위라고 말씀하셨다. 어느 순간인가 이러한 태도가 정석적인 운전, 보행자의 녹색신호의 시간마저 완전히 익히고 있는것이 베스트 드라이버인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정작 지켜야 할 법을 요리조리 피하고, 남보다 더 먼저 가는 것이 성공의 의미로 다가온다는 말씀이 가슴을 찌른다. 


   그 차선에서 스물스물 기어가듯이 눈치를 보며 앞으로 나가다가 신호가 바뀌면 나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성공"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는 학원 선생님의 말씀. 지금의 세대는 이러한 말들이 전혀 낯설지 않은 세대이다. 올바로 세워야할 정의, 당연히 지켜야할 법도는 오히려 그 것을 지키는 자들을 미련하게 만들고, 각종의 편법들이 판을 치고 있다. 진리가 외면당하는 시대, 진리를 외면하는 시대에 불변하는 진리란 존재 할 수 없는 것인가.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나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진정한 진리가 외면받는 것이 이세대에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진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세대에 대한 대안으로 다른 여러가지 방법들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정확한 복음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수업중에 한 이야기중, 몇년전 유행했던 '이경규가 간다'의 양심냉장고 이야기도 나왔었다. 그 근본취지와 그것이 이룩한 결과는 정말로 대단한 것이었고, 공익성과 재미를 모두 갖춘 프로그램이었으나, 그것이 간과한 것이 있는데 바로 95년 이전 면허 취득자들은 정지선을 밟는것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95년 이전 시험에서는 코스때 정지선을 밟지 않으면 점수가 깎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열심히 선밟는 연습을 했는데, '이경규가 간다'에서는 이러한 것에 대한 부연 설명도 없는채 무조건 잘못되었다라고 말하고 매도했다는 것이다.

   복음에 대한 방법에 있어서 나는 복음을 어떻게 전하고 있는가, 복음의 내용을 축약하거나 듣기좋은 이야기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시 생각해 본다. 전도자로서의 모습, 그것은 단순히 복음이라는 말만을 전하는 것이 아닌 복음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것들을 제시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복음은 이벤트가 아니고, 진리를 지
키는 것은 멀어보이기에 사람들에게 납득을 시킬 수는 없지만, 나의 마음가짐 움직임에서 그러한 것들을 지키려는 마음이 사라진다면, 나는 과연 주님앞에서 정당한 주의 백성이라고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200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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